2022. 3. 9. 23:10ㆍ경제적 자유를 위하여/쿠팡 물류센터 일기
안녕하세요
대통령 선거일에 쿠팡 뛰려고 지난주에 사전선거 한 남놈입니다.
오늘이 두 번째 쿠팡 물류센터 알바였는데, 첫 공정이 HUB였어서 그런지 오늘은 그나마 낫더라구요 ㅠㅠ
(눈물의 첫 허브센터 알바 후기는 [쿠팡일기2]를 봐주세요)
그치만 오늘은 아마 캐시워크 1만보 채우고도 남았을 만큼 걸어다닌 것 같습니다.

허브센터와 오비(출고:OutBound) 중에서도 “집품” 업무를 비교하면서 아래 순서대로 오늘의 쿠팡 후기를 써볼게요 ㅎㅎ
1. 출근시간 (feat. 대통령 선거일 특혜(?))
2. 중고신입의 출근절차 : n번째 신규로 출근하는 경우
3. 출고 중 집품(Picking) : 교육만 2시간 40분...?
4. 오늘 점심 너무해 ㅠㅠ
5. 허브 vs 출고(피킹) : 당신의 선택은?
1. 선거시간 보장 - 1시간 늦게 출근!
오늘은 22.3.9. 20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그래서 투표 하고 오라고 아침에 한시간 출근시간을 미뤄주더라.
★셔틀버스 시간은 원래 시간표에서 한시간 미룬 시간을 타면 된다!★
(혹시 다른 사정으로 출근시간 미뤄지는 날에는 참고해보시길! 세월은 빨라 국회의원 선거도 금방 돌아올 것이니)
나는 똑같이 일하고 1.5배 받는 공휴일을 놓치기가 너무 아까워서, 이날만을 위해 사전투표를 했다.
덕분에 아침에 1시간 더 잤으나... 잔 것 같지도 않은 직장인의 수요일^^
쿠팡전도사 친구에게 듣기로 돈은 똑같이 준다고 하는 것 같았는데, 급여 들어오는거 한 번 봐야겠다.
허브 공정은 급여를 익일 바로 지급하지만, 출고 공정은 차주 수요일에 급여가 지급된다고 한다.
근로계약서에는 똑같이 8~18시, 즉 9시간으로 되어있어서 온전하게 87,020원 × 1.5배 = 130,530원을 받을 걸로 일단 기대해보려고 한다. (제발,,,,)
2. 중고신입의 출근절차 : n번째 신규로 출근하는 경우 (무조건 와우홀)
오늘도 입구부터 줄 서는 데에서 한참을 헤매다 혼났다(?).
나는 나름 두 번째 출근이라고 생각하고, OB공정으로 배치받았으니까, 바로 OB공정으로 줄을 서는 건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들 보니까 출근카드 받고 서있는 거더라. 나는 왜이렇게 허술할까ㅠ
나는 또 어제 쿠펀치 어플로 셀프스케쥴링을 했는데 잘 안됐다... OTL
그래서 50대 아주머니들에게 인기폭발 쿠펀치 작동 질문 받고있는 그(직원)에게 나도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면 물어보는게 장땡이다~ (부끄럽긴 했다)
쿠펀치로 어서오세요 버튼까지 누르고 갔더니,
"사원님 오늘 신규세요~" 하면서 또 질병확인서(?)를 쓰라고 했다.
이게 맞나? 싶지만 그 쿠팡 물류센터 특유의 강압적이고 억압하는 분위기(라고 칭하겠다, 반박 시 네 말 맞음)에선 또 쓸 수밖에.
대충 쓰고 들어가려니 진짜 다들리는 목소리로 'ㅇㅇㅇ님 이리오세여 ㅡㅡ'
'여기여기 안적으신 부분 적으세여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계 인천이라는 말이 생각나네.. 왤케 다 무섭게 윽박지르는거야...?
근데 나는 또 가도 또 물어볼 것 같다. 잘 모르겠다.... ㅎㅎ
정교한 출근절차는 MBTI 중 OOTJ 인 분의 글을 보시면 좋겠다. ㅎㅎ;;
☞결론은 몇 번을 출근했든 <신규 공정>으로 가시면 또 교육을 받아야 함! (2층 와우홀 대기!!!)☜
3. 출고 중 집품(Picking) : 교육만 2시간 40분..?
내 다른 후기를 읽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내가 허브공정에 갔을 때 교육은 진짜 존나 대충이었다.
(오늘 퇴근하면서 1층 허브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마이크 켜놓고 제대로 하더라. 바깥까지 다들리더라.)
허브의 핵심은 다치지 않고 일하는 거라서, 안전 강조 교육이 대부분이었다.
근데 오늘 한 업무는 하루종일 PDA를 가지고 움직이면서 (시계를 볼 수 있다!) 시키는대로 정확하게 물건을 집품하고 갖다줘야 하기 때문에, 업무는 반복적이어도 처음에 이것저것 익힐게 많았다. 그래서인지 교육이 11:40분까지 이어졌다.
①허브 때 보았던 산업안전교육 동영상을 똑같은 걸 또봤고(스트레칭 시간이 있어서 맘에 들긴 하다), ②직접 박스 테이핑 해보고 들어보고 하는 실습(거의 의미 없었음ㅋㅋㅋ)을 거친 뒤 ③피피티로 이론 교육을 받고(이 때 잘 들어야 현장교육에서 덜 헤맨다) ④직접 현장에서 PDA로 바코드 스캔해보고 카트 위치나 물건 갖다주는 장소 등을 익히는데 이게 핵심이다.
물류센터 자체는 엄~~청 넓고 A,B,C... 이렇게 구역이 나누어져 있는데 교육 내용이 생각보다 꽤 많긴 해서,
길치인 나는 카트 자리와 컨베이어 벨트 자리를 하나도 외우지 못했다. 그래서 계속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는데, 모두 잘 가르쳐주셔서 무리 없이 일할 수 있었다. 그냥 진짜 다 물어보면 된다! ㅠㅠ

교육담당자께서 오늘 한시간 늦출이라 시간이 없어서 서둘러서 가르치셨다고 하는데, 원래는 얼마나 가르치시는지 모르겠다.
교육이 끝날 때 즈음 아무나 골라서 교육 만족도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같은 직장인으로서의 애잔함(?)이 앞서 모든 평가에 5점을 드렸다. 그리고 진짜로 잘 가르쳐주시기도 하셨다. 마지막엔 내 바코드를 찍어서 실명인증(?)을 당한다. 나의 평가로 오늘의 업무성과가 좋게 마무리 되셨으면..
(완전히 별개로, 내가 지난 후기에서 ㅆㄱㅈ 없다고 했던 신규자 관리직원을 또 만났는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한 그 말투. 드디어 생각났다. 그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김민수의 유형별 성대모사 중 ABC마트 말투. 이 말투로 사람들을 부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듣는 사람이 뭐 잘못한 것 같이 말하는 느낌적 느낌...)
오늘은 9시부터 업무였는데 교육을 11:40분까지 했다. 20분만 일하고 12시에 밥먹으러 갔다.
허브 땐 거의 1시간도 안되는 시간 동안 교육하고 바로 물건 분류해서 2시간 넘게 일하다 밥먹으러 갔는데, 교육 들으며 돈 벌었으니 개꿀인 부분~
4. 오늘 점심 너무해 ㅠㅠ
처음엔 맛있는 냄새가 나서 좋아했다. 쿨피스도 주네? 꼭 초등학교 때 4교시하고 끝나는 날 급식같았다.
근데 반찬이 솔직히 쫌 많이 오바였다.
나는 면이나 밥이나 마찬가지라 쳐도, 많은 어르신들은 밥파란 말이다.
그래서 둘러보니 밥을 고봉밥 푸시고, 쌀국수 국물에 말아드시는 분들이 꽤 있었다 ㅠㅠ
근데 반찬이 너무 했어 정말.... 나도 하나도 안남기고 싹 다 먹었다.
주방장님들의 대화를 들었는데, "아니 거기 숙주를 더 !!!! " 라시는데,
지금 숙주가 문제가 아니에요.
아니나 다를까 나는 14:40분 부터 미친듯이 허기지기 시작했고,
16~17시에 이르러서는 추위에 빈혈에 두통까지 느꼈다.
어제 편의점에서 초코바를 샀는데, 두고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ㅠ
그리고 배고프면 찐으로 더 춥다.
괜히 거추장스러워서 롱패딩을 벗고 일했는데, 허브와는 달리 이산화탄소 뿜뿜도 아니고, 내부도 꽤 한기가 느껴진다.
★초봄까진 경량패딩이나 후리스 입고 일하는거 추천★ ㅠ 나는 후드티 하나로 버티려다 망했다.
집품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과자나 젤리를 담을 때면 그냥 그 자리에서 뜯어서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찰떡파이.. 스트로 젤리.. 심지어 물엿까지 뜯어서 마시고 싶었음)
5. 허브 vs 출고(피킹) : 당신의 선택은?
지금부터 아~주 주관적인 비교에 들어간다.
쿠팡 물류센터 | 허브(Hub) | 출고(OB) 중 집품(Picking) |
업무 내용 | 상차/하차/분류/적재 | PDA가 시키는 대로 물건을 카트에 쌓아 지정된 곳에 갖다줌. |
공통점 | 하루 종일 서서 일함. 장갑 끼고 함. | |
장점 | 1. 돈 조금 더 줌. 다음날 바로 줌. 2. 별로 머리 쓸 일이 없음. 단순육체노동. 3. 사람들이랑 이야기도 섞고 나름 체험 삶의 현장 같고 재밌음. 4. 누구나 아무나 해도 되는 일에 수시로 사람을 투입시켜서, 혹시 실수해도 이게 내 실수인지 쟤 실수인지 알 수가 없음 |
1. 화장실이 가까이에 있음. 2. 자기 페이스 조절 가능. 맘먹으면 농땡이 가능. 자꾸 안내문자로 할당 안받고 있는 분들 빨리 받으라고 오더라. (나는 선천적 노예인지 10분 전까지 열일함... ) 3. 계속 미션처럼 장소를 찾아가고 수량을 세야하기 때문에, 나름 시간이 (허브보단) 빨리간다. |
단점 | 1. 힘 쓰는 일. 근육통 동반. 허리나감. 2. 화장실 어디있는지 안내받지도 못했고, 물건 쏟아지는데 화장실 갈 시간이 어딨음;; 3. 물건 나오는 페이스대로 따라가야 됨. 4. 시간이 오지게 안감 |
1. 최저시급. 차주 수요일 지급. 2. 혼자서만 일해서 조금 노잼 3. PDA가 내 모든 것을 기록하기 때문에, 실수하면 온전히 기록에 남고, 실시간으로 감시당하는 기분임.(그래서 열심히 했나봄..) |
기타 특징 | - 시계가 흔치 않다. - 무조건 안전화를 신어야 한다. - 상대적으로 덥다. (자꾸 물건을 들어서) |
- PDA 자체가 시계. - K-pop이 크게 나온다. - 안전화는 요청하면 준다는데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다. - 상대적으로 춥다. 오늘이 기온은 더 높았는데도. - ★주로 쓰는 손 검지나 엄지 손가락 장갑을 잘라달라고 하자. PDA 누르기 편하다.★ |
솔직히 집품 하면 무거운 거 들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무거운 카트 (뻥 아니고 100kg넘게 싣고 끌고가야한다, 오늘 최대 103kg까지 싣음)를 끄는 일이 많이 피곤했다.
또 계속 박스를 뜯어서 그 안에 있는 물건을 카트에 실어야 하는데, 칼이 모자라다고 안준다 ㅡㅡ....
처음에는 손톱으로 뜯다가 너무 오바여서, 지급받은 락커룸 카드키 열쇠로 뜯었다.... 이것도 노가다여.... 여기서 받은 스트레스가 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PDA 누르려고 검지손가락을 노출시키고 일했는데, 자꾸 열쇠에 내 손가락이 긁혔다 ㅠ 괜히 서러움 ㅠ
무거운 물건을 10개부터 50개까지 한 번에 싣으라고 나오기도 하는데, 오늘의 레전드는 곤약 쫀듸기였다.
49개를 담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이런 것도 있네~ 맛있겠다~ 얼마나 잘팔리면 한번에 이렇게 많이 싣나~~ ㅎㅎ' 했다가, 호되게 당한 후, 두어시간 정도 후 이 물건을 또 싣게 될 때 나도모르게 "하.. 이 잣같은 쫀듸기"소리가 육성으로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사먹을거야... 적같은넘...
오늘 아침에 교육 받으려고 앉아있는데 옆 사람이 말을 걸었다.
갓 군대다녀온 것 같은 나이의 사람이었는데, 자기는 2년 전 쯤에 쿠팡 모든 공정 다 해봤다고 했다. (오랜만에 오면 신규교육 해야한다 하더라)
그러다가 출고 중 포장 업무 원하는 사람 지원을 받는데, 이 사람이 안가더라.
그래서 나도 안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장이 더 힘든가보다; 하면서; (진실은 미궁 속으로..)
하지만 신규자는 오전에 교육시간동안 일을 안하는 혜택(?)도 있고,
여러 공정 돌아봐야 경험도 되고 더 나은 공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는 다음에는 출고 중 팩킹 또는 입고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인천4센터 출고 후기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